풍수 잘 체크해야 ‘노른자위’ 선점                              북서로는 산, 남동으로는 강이 있어야 배산입수                 강이나 도로, 끌어안듯 굽어 흘러야 ‘부귀겸전’

 

 

 

우리나라 사람이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 본 말이 있다. 풍수지리가 그것이다. 집터를 잡을 때나 묘 자리를 정할 때, 또 도읍을 정할 때 반드시 기초가 되는 것이 풍수지리의 원리다. 풍수지리는 ‘바람을 가두고 물을 얻는다’는 말로 ‘장경’이라는 책의 ‘장풍득수’에서 유래됐으며, 일제시대 미신으로 취급되다가 오늘날에는 풍수지리가 과학적으로 연구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풍수지리연구원 전항수 원장에 따르면 “물이 뭍을 감싸듯 지나가는 금성환포의 형상을 띠는 곳은 부와 귀가 양존하는 부귀겸전의 특색을 지녔다”고 전했다.

강남구 압구정동과 광진구 뚝섬, 용산구 이촌동 등에 위치한 아파트가 이러한 아파트들로써 강이 안쪽으로 끌어안는 형상을 띠는 곳이다. 이런 자리에 위치한 아파트는 속칭 ‘명당’ 아파트라는 것이다.

한 부동산 정보업체의 조사에 따르면 같은 한강변의 아파트라도 강이 안쪽으로 흐르는 지역의 아파트 값이 그렇지 않은 곳의 아파트에 비해 평균 평당 110만원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 원장의 말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토지에 접근하는 사람들이 풍수지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는 학군이나 교통을 중심으로 아파트가 형성됐으나 이제는 자연과 한 몸이 되는 풍수지리 아파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점이다.

 

 

▲풍수지리를 알아야 좋은 위치를 선점한다=풍수지리를 이용한 아파트가 지방 곳곳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현진에버빌의 경우 서산시 동문동에 분양한 아파트가 서산 산맥의 중심인 옥녀봉과 연결돼 옥녀가 가야금을 뜯는 ‘옥녀탄금형’의 명당에 해당된다고 유명세를 떨쳤다. 또한 우림건설이 진해시 이동에 분양한 ‘우림필유’도 하늘을 높이 날던 기러기가 날개를 편 채 평평한 모래톱에 내려앉는 모습과 같다는 ‘평사낙안형’의 명당자리로 소문나면서 실수요자의 관심을 모았다.

 

 

이렇듯 최근 풍수지리의 원리를 이용한 아파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어 토지전문가들은 아파트 건립이 가능한 명당자리를 찾아 나서고 있다.

 

 

풍수에서는 좋은 집터를 구할 때 ‘양택론’을 거론한다. 양택론에서의 좋은 집터는 흙색이 좋고, 물과 공기가 맑고 깨끗하며, 먹거리가 풍성하고, 교통이 좋고, 주변에 많은 볼거리를 갖춘 곳이다. 또한 능선이 길고 경사도가 완만하며 밝은 곳으로 기(氣)를 받는 곳을 좋은 집터라고 한다.

 

 

주거지의 땅은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최고로 친다. 따라서 땅의 방향이 동향이나 남향, 동남향을 향하고 있어 이른 아침부터 햇볕이 드는 곳이 좋다. 같은 햇볕이라도 기가 일어나는 아침 햇볕을 받아야 좋고, 저녁 햇볕은 오히려 생기를 잃게 한다는 게 풍수지리학 상의 논리다.

 

 

또한 북서쪽은 높고 남동쪽은 낮게 형성된 곳으로 산을 등지고 낮은 곳을 향하고 있는 땅이 좋다. 집터는 북으로는 산이고, 남으로는 낮고 평평하게 형성된 들판이나 물 또는 길이 있으면 배산임수의 형태를 띠어 좋다고 친다. 북으로 향한 뒷산은 풍수재해나 토사붕괴 등의 피해가 없도록 가파르지 않아야 한다.

 

 

▲강이 없는 곳에는 도로가 강과 같다=풍수에서는 ‘물이 깊은 곳에는 부자가 많고, 얕은 곳에는 가난한 사람이 많다’고 하며, 또한 ‘물이 모이는 곳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살고, 흩어지는 곳에는 사람의 이동이 많다’라는 말이 있다. 대한풍수지리학회 강환웅 풍수지리학 박사는 “풍수에서 강이 없는 평지에서는 길을 하천과 같이 본다”고 전했다. 이는 좋고 나쁨을 따질 때 도로를 물의 성질과 같이 판단한다는 것이다.

 

 

물은 고여 있지 않아야 하며, 계곡처럼 급하게 흘러도 좋지 않다. 물이 흐르는 바깥 방향은 땅을 갉아먹어 좋지 않으며, 안쪽은 살이 붙기 때문에 풍수에서는 길지로 본다. 이러한 내용을 토지에 적용한다면 도로 바깥쪽보다는 안쪽이 사람의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볼 수 있으며, 상권에 있어서도 도로 안쪽의 상권이 바깥쪽 보다 발달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토지를 매입할 때도 도로 바깥쪽이 아닌 안쪽의 토지를 매입하는 것이 좋다.

 

 

실제 광명시에서 서울과 경계에 있는 개화천의 경우 광명을 끼고 안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 지역은 서울보다 광명시에 주택가가 밀집해 있다. 서울과 경기도라는 단순 원리만을 본다 하더라도 서울에 주택가가 형성될 것으로 보이지만 물이 안쪽으로 흐르는 경기도 광명에 주택들이 밀집해 있다.

 

 

풍수에서는 지하수가 흐르는 곳은 흉지로 보고 있다. 하지만 지상으로 수맥이 넘쳐 나오는 지역은 길지로 본다. 한 풍수지리학자는 “도심지에서의 지하철은 수맥이 흐르는 것과 같다”고 전했다. 지하철이 지나는 곳은 진동이 심해 흉지가 될 가능성이 크지만 분출구인 지하철역은 역세권으로써 최고의 상업지가 되고 있다.

 

 

 

신대성 기자 < shinds@newstank.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