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7-12-3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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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地人物學-계속-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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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주장관
 조회 : 3,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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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인 : 쇤네는 모를 일이옵니다. 어째서 어른께서는 刑部尙書榮祿大夫이신
云字敬字의 아드님으로 태어나셨고 이 종놈은 어째서 씨종홀어미 밖에 안되는
장님의 의붓자식으로 태어났는지 도대체 모르겠습니다.
삼봉 : 쇤네야! 너 정말 네가 어데서 왔는지 모르고 있단 말이냐.
하인 : 네, 정말모르겠습니다.
삼봉 : 흔히들 세상만사 돌고 도는 것이 세상이라 한다 마는 이 말은 세상만사
돌고 돌아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사람의 목숨도 돌고 도는 것인데, 너나 내나 이 목숨이 어디로부터 왔는고 하니
음양오행의 氣로 부터 왔느니라.
하인 : 그러면 음양오행의 기는 어디에 있나요.
삼봉 : 하늘에 있지.
하인 : 그렇다면 하늘이 이 세상 온갖 것들을 만들어낼 때 주인어른도 냈고
이놈도 냈단 말입니까.
삼봉 : 오냐 그렇단다.
하인 : 그래요, 그러면 하늘인지, 음양오행인지 그 양반은 아주 못 되먹은
사람이네요.
삼봉 : 왜,
하인 : 하늘이면 하늘답게 모든 것을 공평하게 내야지 누구는 만승천자 임금도
만들고 누구는 쇤네같은 종놈도 만들고 누구는 굶어서 허리가 꼬부라지도록까지
만든 사람도 있고 누구는 원님한테 매맞아 볼기터지는 놈도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파리나 모기는 잠자리한테 먹히고, 잠자리는 또 거미줄에 걸려 거미한테 먹히고,
거미란 놈은 참새밥이 되고, 참새는 또 매나 독수리한테 물리고, 가물치는 날치를
먹고, 날치는 새우를 먹고, 새우란 놈은 제새끼가 까놓은 알을 잡아먹으며 살게
만들었으니 도대체 이런 꼴들을 하고 살게 하늘인지 뭔지가 만들었기 때문이지요.
하여튼 하늘이란 곳엔 심술보따리만 들어있고 못된 짓만 골라하는 심보를 갖고
있는 곳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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