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08-02-19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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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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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주장관
 조회 : 4,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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雨水가 되니 제법 날씨도 풀리고 몇 일째 신경을 건드리던
방수공사도 끝내고 나니 마음의 여유가 생긴다.
집 근처 공원을 거니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제법 가볍게 느껴지는 오후다.
1968년 4월18일, 친구 장재희군(한화 상무 퇴직)이 오늘도 데모를 할 것 같은데
(고려대는 4.19 기념식을 4월18에 한다) 체루탄 까스로 고생하지 말고, 집에서
향토 장학금도 도착했으니 창경원 벗꽃 구경을 겸해서 토론이나 하자고 꼬드긴다.
창경원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서울 시민들이 벗꽃 구경을 하는데, 벗꽃나무 크기가
겨우 우리 키의 두 배 정도이다. 사람들이 많아 토론보다는 가지고 온 술을 마시고
사람들 틈에 끼어 돌아다니는데 같은 학과 친구들을 만나 춘당지 연못 옆 매점에서
또 술을 마시게 되는데 공교롭게도 나는 춘당지를 등지고 술을 마시다가 의자와
함께 그만 춘당지로 풍덩----친구들의 도움으로 겨우 춘당지를 빠져나온 나는
그나마 덜 취한 장재희군의 도움으로 창경원을 나와 도로를 걷는데, 튀어 오른 듯
싶은 곳을 밟으면 푹 들어가고, 푹 들어간 곳을 밟으면 길이 툭 튀어올라 도저히
걸을 수가 없다. 겨우 겨우 종로4가에 이르러 어느 쌀가게 앞에서 나는 \"쌀 고른 돌\"
하면서 쓰러지는데----
(그 당시에는 쌀집마다 돌고르는 기계를 설치하여 돌 고른 쌀을 포장하여 팔았다)
1960年代 당시 보다는 지금의 생활수준이 훨씬 향상되었으나 나는 아주 가끔 1960
年代 당시를 그리워한다. 그나마 생활 형편이 나은 서울 시민은 여름철에 한강의
광나루, 뚝섬, 한강대교의 윗쪽 동부 이촌동 백사장 및 뽀-드장을 중심으로 피서를
즐겼으며 계곡마다 오염이 안 되었던 경치는 지금보다도 더욱 운치가 있었다.
한강에도 조각배에 술상을 차려놓고 사공에게 노를 젓게 하고는 江上에서
마치 이태백나 되는 것처럼 여유를 즐기던 때라 지금 생각하면 그 때 그일들이
바로 仙景이었다.
이제 봄이 오면 더욱 세련된 마음으로 자연과 더불어 크게 한잔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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